한여름 야외에서 오래 활동하거나 냉방이 충분하지 않은 공간에 머문 뒤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몸이 높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온열질환에는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열사병은 의식 저하와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빠른 판단과 응급조치가 중요합니다.
2026년 7월 12일에는 경북 포항과 경산에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됐습니다. 당시 해당 지역의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될 만큼 강한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2023년 2,818명, 2024년 3,704명, 2025년 4,460명으로 최근 3년간 지속해서 증가했습니다. 더위 속에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꼈다면 단순 피로로만 넘기지 말고 동반 증상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온열질환이란 무엇일까?
온열질환은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급성질환입니다.
사람의 몸은 체온이 올라가면 피부 혈관을 확장하고 땀을 배출해 열을 식힙니다. 그러나 기온과 습도가 높거나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지나치게 손실되면 체온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두통
- 어지럼증
- 심한 피로감
- 메스꺼움과 구토
- 근육경련
- 과도한 땀
- 의식 저하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열탈진과 열사병은 위험도와 대응 방법이 크게 다릅니다.
열탈진과 열사병은 어떻게 다를까?
열탈진
열탈진은 더운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린 뒤 수분과 염분이 충분히 보충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기 쉽습니다.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땀을 많이 흘림
- 피부가 차갑고 축축함
- 창백한 얼굴
- 심한 무력감과 피로
- 어지럼증
- 두통
- 근육경련
- 메스꺼움 또는 구토
열탈진 환자는 대체로 의식이 유지되며, 체온도 크게 상승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휴식과 수분 보충 없이 계속 활동하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열사병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체온이 위험한 수준으로 상승하는 상태입니다. 온열질환 가운데 가장 위급하며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식이 흐려지거나 반응이 둔함
- 말이 어눌하거나 행동이 이상함
- 갑자기 쓰러짐
- 심한 두통
- 경련 또는 발작
- 빠른 맥박과 호흡
- 매우 뜨거운 피부
- 심한 어지럼증
- 메스꺼움과 구토
열사병은 피부가 건조하고 땀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땀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땀의 유무만으로 열사병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폭염 속에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열사병이나 다른 응급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 의식을 잃었거나 깨워도 반응이 없음
- 의식이 혼미하고 엉뚱한 말을 함
- 말투가 갑자기 어눌해짐
- 경련이나 발작이 나타남
- 걷기 어려울 정도로 중심을 잡지 못함
- 체온이 매우 높고 피부가 뜨거움
- 심한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동반됨
-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짐
폭염 중 발생한 두통과 어지럼증이라도 반드시 온열질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에서도 의식 저하, 마비, 흉통, 어눌한 말투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은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열탈진이 의심될 때 대처 방법
환자가 의식이 있고 스스로 물을 마실 수 있다면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한다
그늘이나 냉방이 되는 실내로 옮기고 더 이상 활동하지 않도록 합니다.
2. 몸을 조이는 옷을 느슨하게 한다
목이나 허리 주변을 조이는 옷과 보호장비를 풀어 열이 빠져나갈 수 있게 합니다.
3. 체온을 낮춘다
시원한 물로 피부를 적시고 선풍기나 부채를 사용하면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능하다면 시원한 물로 샤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 물을 천천히 마신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 조금씩 천천히 마십니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제품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5. 증상이 호전되는지 관찰한다
휴식과 수분 보충 후에도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다시 악화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열사병이 의심될 때 대처 방법
열사병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는 다음과 같이 조치합니다.
- 환자를 그늘이나 냉방이 되는 장소로 옮깁니다.
- 옷을 느슨하게 하거나 불필요한 겉옷을 벗깁니다.
- 몸에 시원한 물을 적십니다.
- 선풍기나 부채로 바람을 보냅니다.
-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주변에 댑니다.
- 환자의 호흡과 의식 상태를 계속 확인합니다.
의식이 흐리거나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물이나 음료를 억지로 마시게 해서는 안 됩니다. 물이 기도로 들어가 흡인이나 질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만 많이 마시면 해결될까?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물을 마시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온열질환이 물만 마신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땀으로 수분이 손실되면 혈액 속 수분량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혈액이 상대적으로 농축되고 심장은 혈액을 순환시키기 위해 더 많은 부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땀과 함께 나트륨 등의 전해질도 빠져나갑니다.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이 무너지면 무력감, 어지럼증, 근육경련,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한 사람은 의료기관에서 혈액검사와 신장 기능, 전해질 상태 등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액 치료를 받게 됩니다.
다만 온열질환이 의심된다고 해서 임의로 소금을 지나치게 섭취하거나 전해질 보충제를 과량으로 복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고혈압, 심장질환,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수분과 염분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더 주의해야 하는 사람
질병관리청은 고령층, 기저질환자, 장애인, 독거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서 온열질환의 입원이나 사망 같은 중증화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음에 해당한다면 폭염 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 65세 이상 고령자
- 영유아와 어린이
- 심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
- 당뇨병이 있는 사람
-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
- 땀 배출이나 체온 조절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
- 야외근로자
- 농작업을 하는 사람
- 혼자 생활하는 사람
- 냉방이 충분하지 않은 환경에 거주하는 사람
복용 중인 약이 체온 조절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더라도 임의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의사나 약사에게 상담해 복용 방법과 폭염 시 주의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폭염이 심한 날 예방하는 방법
온열질환 예방의 기본은 물, 그늘, 휴식입니다.
물을 자주 마신다
갈증이 느껴지기 전에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가장 더운 시간의 야외활동을 줄인다
폭염이 심한 날에는 낮 시간대의 야외운동, 농작업, 등산, 장시간 이동을 가능한 한 줄입니다.
혼자 작업하지 않는다
야외에서 일해야 한다면 서로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두 명 이상이 함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다
몸을 조이는 옷보다는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옷이 좋습니다. 햇빛에 직접 노출될 때는 모자나 양산도 도움이 됩니다.
휴식 시간을 미리 정한다
몸이 힘들어진 뒤 쉬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으로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더위를 먹었을 때 두통약을 먹어도 되나요?
두통약을 먹기 전에 먼저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의식 저하, 심한 구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마비, 흉통이 있다면 진통제로 버티지 말고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열탈진 상태에서 이온음료를 마셔도 되나요?
의식이 분명하고 스스로 삼킬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당 함량이 높은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은 피하고,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등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땀이 나면 열사병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열사병에서도 땀이 날 수 있습니다. 땀의 유무보다는 의식 변화, 매우 높은 체온, 경련, 이상 행동과 같은 위험 신호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까운 무더위쉼터, 공공시설, 냉방이 가능한 상점이나 실내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풍기만으로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실내 온도가 높다면 냉방 가능한 장소를 이용해야 합니다.
증상이 좋아졌다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나요?
가벼운 열탈진 증상이 휴식과 수분 보충으로 완전히 좋아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구토 때문에 물을 마시지 못하는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진료를 권합니다.
마무리
폭염 속에서 나타나는 두통과 어지럼증은 단순한 피로일 수도 있지만, 열탈진이나 열사병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의식이 분명하고 피부가 차고 축축하며 땀을 많이 흘린다면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고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반면 의식이 흐려지거나 이상 행동, 경련, 매우 뜨거운 피부가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생긴 뒤 버티는 것이 아니라, 가장 더운 시간의 활동을 줄이고 물과 휴식 시간을 미리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판단하기 어렵다면 119 또는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온열질환의 종류 및 응급조치 방법
- 질병관리청, 2026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자료
- 질병관리청, 폭염 취약집단 온열질환 예방 행동요령
- 기상청·행정안전부, 2026년 7월 12일 첫 폭염중대경보 발표
